Business Development 이야기 #3
3. BD가 되는 사람.
나는 왜 BD를 하게 됐나: 예전부터 나는 새로운 기술 – 특히 사람과 사람을 더 즐겁게 하는 미디어 변화-에 관심이 많았다. 온라인 게임, 소셜네트워크, 웹2.0, 모바일의 발전을 보면서 어떻게 저걸 더 대중화시키고 쿨한 경험을 만들까 늘 궁금했었던 것 같다. (Mediaflock을 전부터 본 사람은 알 듯)
NCsoft 시절, 사업부 활동 일환으로 P&G와 제휴- 리니지2 티켓이 든 프링글스가 5천만개 이상 팔리고, 일본에서 블로그서비스를 오픈해 일본 대표 블로그포탈과 크로스프로모션 제휴로 상호유저를 늘렸던 등의 지금 생각하면 전형적인 BD 딜들이, 그저 PM 이상의 흥미를 줬던 기억이 난다. 이후, 실리콘밸리 중심으로 BD의 활약을 더 알게 되고, MBA를 하면서 Strategy/ Sales/ Finance 등 다양한 백그라운드가 잘 조화된 역할임을 알고 본격 타겟으로 하고, 한 제품에 얽매이지 않고 늘 다른 것을 건드리는 재미에 빠진 거 같다.
그래서, 지금 MTV Nickelodeon Games의 BD가 되어 다루는 영역은:

- 경영진을 도와 신규 사업 분야 (온라인/ 소셜/ 모바일 게이밍) 발굴 및 전망.
- 브랜드를 강화하고 트래픽을 키울 수 있는 제휴의 모색, 협상 및 체결.
- M&A 타겟/ 장기 전략 작업에 대한 지원.
인데, Viacom이라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회사 특성상, 포탈/ 미디어를 대변해 디즈니/ 징가/ EA 등의 컨텐츠 퍼블리싱 딜을 하기도 하고, 우리의 컨텐츠를 대변해 마이크로소프트/ applifier/ 인텔 등과 라이센싱/ 디스트리뷰션 딜을 짜기도 한다. 요즘은 소셜/ 모바일 기회가 많아져 크로스플랫폼, 광고, 결제 쪽 딜 얘기가 많기도 하다.
나름의 경험과 같이 일해본 파트너사의 BD들을 보면서 느낀, 좋은 BD가 되기 위한 자질을 짚어보자:
1. 내부 관계 - (어찌보면 용병같은 BD로썬) 조직 내 관계를 잘 구축하는 것이 우선 가장 중요하다. 사업, 개발, 법무, 특히 경영진과의 긴밀한 관계가 가능한 딜의 범위나 진행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 (특히, buyer가 될지 seller가 될지).
2. 외부 관계 - 신뢰할 수 있고 장기적 안목으로 제휴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는 게 중요. “업계 바닥이 좁아”라고 말하듯, 일하기 힘든 사람으로 찍히면 어떤 좋은 제휴 모델도 진행이 힘들어짐. 더불어, 상대를 잘 파악하면서도, 스스로는 likable한 사람이 되야지, 본인이 회사브랜드인 양 오만해서도 곤란한 거 같다.
3. 전략적 사고 + 제품의 이해 - ‘인간성’을 넘어 진짜 먹히는 BD가 되려면, 우선 자사 제품의 비젼을 꿰뚫고, 시장 변화에 맞춰 꼭 필요한 제휴 딜을 만드는 게 중요. 새로운 기회를 소개하는데 BD가 창업자 정도의 관심, 최소한 이게 앞으로 조직 내 큰 티핑 포인트가 된다는 자기 확신 - 최소한의 설득 논리 - 를 갖고 딜을 짜야 절반이라도 결과를 낸다. (그저 굴러온 딜이니 해보자고 해선 곤란)

특히, 시시가각 변하는 인터넷 분야에선 향후 트렌드가 어떻게 될지, 자사의 장기 비젼이 어떻게 진화해 가야 맞는지에 대한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아마도 BD가 영업과 크게 차별화되는 부분)
4. 협상력 - 딜 궁합이 정말 환상이면 굳이 협상이 필요하겠냐마는, 당장 끌리지 않을 딜도 하게 만들고, 혹은 무조건 해야할 제휴도 깨지게 만드는 게 협상이다. 상호 간에 중시하고, 양보할 수 있는 영역을 잘 아는 노하우가 필요하고, 결국 둘 다 웃고 싸인해야 한다. * 여기에 ‘법무/ 계약 지식’이 보너스: 변호사 출신일 필요는 없지만, 주로 협상에 거론되는게 계약서의 디테일한 항목들인 만큼 그 ‘언어’를 잘 이해하고 법무 부서와 되는/ 안되는 딜의 범위를 늘 잘 조율해야 한다.
보너스로, Seth Godin 님이 BD에 대해 남긴 팁 중 두 가지를 더하자면:

# Cast a wider net. 새로운 사업 기회는 세상 어디 있을지 모르는 일. 이거다 싶었을 때 컨택을 찾으려면, 업계 컨퍼런스, linkedin, twitter, 선후배, 네트워킹 파티 등 각종 경우의 수를 열어두고 ’인조이’해야 함.
# End well (Prioritization). 당연히 딜 얘기가 진행됐다고, 다 체결로 끝나지 않는다. 그거 우리가 직접 만들지?/ 법적 제약이 너무 많아/ 지금 우선 순위가 아니야 등 안 될 이유는 늘 산더미처럼 많다. 파트너가 잠수타는 경우도 부지기수. 안되는 연애처럼, 지나치게 매달릴 거 없다. 그냥 때가 아닌 거니깐. 긍정을 잃지말되 시간낭비 말고, 패인을 알고 잘 넘어갈 줄 알아야 한다. 반대로 거절도 잘 해야 한다. Jobs가 1개의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것보다 1000개의 아이디어에 노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한 것처럼, 아닌 딜은 내부 리소스를 더 쓰지않게 잘 거절하는 것이 어쩌면 몇십 배 중요하다.
마무리: 한국에선 아직 BD를 많이 못 본 거 같다. 기업 간 딱딱한 갑/을 위계 질서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님 결정권이 너무 덜 위임되어 있어서 제휴를 위해 어디가 관여해야 하는지 몰라서 좌초되는 것도 같다. (테헤란 밸리 시절, 우리가 어디 살 뻔 했었지/ 거기랑 뭐 할뻔 했는데라는 때늦은 얘기 심심찮게 들은 거 같다) 소위 에코시스템이 자리 잡히는데 중요 역할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한국도 BD가 더 강화되면 업계 경쟁력이 커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